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식품유통업계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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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식품유통업계 대응 전략

Hongseung Lee_headshot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700만 명 이상이 감염되고 약 40만 명이 사망하는 등 전 인류가 극심한 혼란과 변화로 고통을 겪고 있다. 그 가운데 한국은 정부의 리더십, 의료진의 적극적인 헌신, 수준 높은 의료기술, 그리고 국민 개개인의 높은 시민의식이 더해져 세계적인 방역 모범 국가로 부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번 사태로 인한 사회·경제·문화적 충격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시대를 나눌 만큼 매우 크다. 특히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의 주체인 소비자의 일상 생활과 라이프 스타일에 일어난 커다란 변화에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다. 특히 가장 극심한 변화 가운데 있는 산업 중 하나가 바로 식품유통업계다.

따라서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 활동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점검하고 가속화되고 있는 ‘언택트(Untact·비대면)’ 중심 식품유통업계의 가치 사슬 변화를 살펴본 후, 향후 식품유통업계 대응 전략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난 4월 발표된 닐슨코리아 ‘코로나19 임팩트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과 먹거리 관련 활동 중 코로나19 감염과 확산 우려로 인해 대형마트, 식품 소매점,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 이용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장 내 식사 비중이 높은 음식점과 패스트푸드, 카페 이용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외부 활동이 줄어든 반면, 가정 내 활동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쇼핑, 홈 쿡(Home Cook), 음식 배달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심리 및 홈쿡 증가로 비축 식품 니즈가 높아져 간편식이 크게 늘었고, 즉석밥, 냉동밥, 상품죽 등 쌀가공간편식 소비 또한 늘었다. 음식 배달의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32%에서 52%로 증가한 반면, 매장 내 식사의 비중은 44%에서 19%로 급감했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와 대응 행동은 세대 간 차이를 보였다. 19~25세를 아우르는 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덜 민감하지만 26~40세를 포괄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본인과 가족의 코로나19 감염을 가장 많이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지만, 41~50세를 아우르는 X세대는 ‘손 씻기’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X세대는 건강과 의료 관련 투자 여력과 관심이 높은 중ᐧ고소득층일수록 저소득층 대비 본인과 가족의 감염 위험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의 임팩트와 그에 대한 반응에 세대별, 계층별 차이가 있음을 의미하며 비즈니스를 전개 시 목표 고객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략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여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소비자의 비대면 활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 ‘언택트’는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소비하는 것에 익숙한 20대 혹은 청년들이 자신이 원하는 접촉만 하고자 하지만 원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접촉은 피하려고 하는 성향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코로나19로 사태로 인해 젊은 층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이 비대면 서비스의 안전성, 효율성, 편리함을 두루 경험하게 되며 언택트 비즈니스의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식품유통업계에서도 비대면을 활용한 언택트 마케팅이 한창이다. 패스트푸드점을 중심으로 점원이 아닌 키오스크에서 결제하는 것이 일상화되었고, 코로나19로 인해 음식 배달 니즈가 증가하며 배달앱 사용이 크게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9년 월평균 증가율 대비 배달앱 이용량은 8.5배, 설치량은 7배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의 비대면 활동에 대한 필요가 높아지며 식품 유통 분야 기업들은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직면해 있다.

식품유통업계는 최근 코로나19로 ‘시식 행사’나 ‘오프라인 쿠킹 클래스’ 등 기존 오프라인 마케팅이 어려워지고, 홈 쿡 니즈와 요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실시간 ‘온라인 쿠킹 클래스’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이 유명한 음식 유튜버를 앞세워 ‘CJ 더키친 랜선 쿠킹 클래스’를 처음 선보여 소비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소비자와 소통하며 제품 홍보 효과를 얻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활동을 역으로 이용해 온라인에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한다는 의미에서 ‘온택트’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또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오프라인 식품유통업계는 ‘소비자 직접 판매(DTC·Direct To Consumer)’ 방식의 채널 전략을 도입할 수 있다. DTC 방식의 경우 판매 효과 창출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향후 이를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입점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프리미엄 제품이나 브랜드의 경우 대행 마켓 플레이스에 입점해 오프라인 소싱 파워와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까지 확대된 멀티 채널 운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오프라인 채널 망 운영자와의 관계나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 관계 고려 시 생각할 수 없었던 방법을 재고하게 되며 이러한 가치사슬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식품의 1차 원료가 되는 농ᐧ축ᐧ수산물 생산 측면에서도 언택트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팜에이트(Farm8)와 협력해 생태 감수성을 높이면서 미래형 농업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팜을 구현하는 메트로팜을 운영 중이다. 스마트팜은 ICT를 활용해 식물이 자라나는데 필요한 환경적 요소(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양분 등)를 인공적으로 제어하는 밀폐형 재배 시스템으로 미세먼지 등 오염 물질이 없는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메트로팜은 팜카페(먹거리체험), 팜아카데미(체험학습관)을 운영 중이며 충정로역에 위치한 메트로팜은 재배된 채소를 이용해 만든 샐러드 등을 무인자동판매기로 판매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 식품유통기업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농·어민을 지원하고 산지 직송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웹사이트, 홈쇼핑, 드라이브스루 등의 ‘비대면 직거래’ 방식으로 판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진품센터’와 강원도 농특산물 ‘강원마트’가 협력해 열었던 아스파라거스 온라인 특판 행사가 그 예다. 네이버는 2015년부터 ‘푸드윈도’를 통해 산지 직송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물류 배송 시스템의 발달과 함께 네이버 같은 대형 포털이 제공하는 스마트 스토어 플랫폼으로 인해 쇼핑몰 구축이 쉽고 편리해졌다는 점이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를 중심으로 물류센터와 냉장 시설을 구축하며 빠른 직배송 체계가 갖춰져 있는 환경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트랜드와 비대면 판매 상품의 가격이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더해져 변화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게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트렌드 가속화가 식품유통업계에 끼치고 있는 영향력과 변화는 업계 내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경제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 식품유통업계는 보다 적극적으로 온라인 비대면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 진행해온 기업의 비대면 활동은 대부분 인력 감축을 통한 수익개선이나 비용 절감을 위한 효율성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식품유통기업의 비대면 활동은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대한 대응, 상품 판매와 더불어 생산되는 소비 데이터 수집과 활용, 새로운 멀티 채널 혹은 옴니채널 구축,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온택트’ 마케팅 관점 수립, 1차 원료 생산자와의 협력과 공생에 기반한 혁신적인  공급망 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 체계 구축 등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으며 기업이 적극적으로 생존을 위한 전략적 변화에 나설 때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