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S

COLUMN: WHAT’S NEXT IN E-COMMERCE: 성숙기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3)
Case Study

COLUMN: WHAT’S NEXT IN E-COMMERCE: 성숙기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3)

By 박지혁 전무, 소매유통 사업부장 / 동북 아시아 이커머스

월마트의 개인 추천 이커머스 플랫폼인 제트 블랙(Jet Black) 서비스가 런칭된지 1년이 지났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온라인 쇼퍼에게, 연회비 70만원($600)의 서비스가 과연 통할지 의구심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 제트 블랙의 성적표가 공개 되었다. 이용자당 1주에 10회 이용, 평균 $300 지출. 미국 뉴욕 중심의 운영 결과이지만, 놀라운 수치이다. 제트 블랙은 텍스트 및 보이스 기반의 AI 추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큐레이션 커머스를 제공한다. 사전에 응답된 소비자 취향 기반으로AI 쇼핑 비서인 챗봇(ChatBot)이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주 사는 상품의 재구매는 물론, 가족 취향에 맞는 생일 선물까지 추천해준다. 바쁜 일상 속에 쇼핑을 해야 하는 워킹맘이 편하게 이용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참고로 월마트 실적과 주가는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국내외 많은 유통업체가 이커머스 플랫폼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AI 커머스 플랫폼의 성장

AI 플랫폼을 활용한 유통 혁신이 이커머스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털 및 통신 사업자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검색에서 쇼핑, 결제에 이르는 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예컨데 네이버의 AI 추천 알고리즘인 AiTEMS은 검색, 영상 시청, 클릭 등 네이버 서비스 도메인에서 활동한 이용자 데이터 기반으로 구매 이력이 없는 이용자에게도 관심사와 취향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실제 네이버쇼핑에서 발생하는 클릭의 43%는 이 추천 영역에서 나온다고 한다. 특히 네이버 오픈 마켓인 스마트 스토어는 결제 간편성과 검색 용이성으로 어느새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  닐슨 옴니 채널 인텔리젼스(Nielsen Omni-channel Intelligence) 상반기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관여도 및 구매 비율 높은 화장품의 경우,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는 이미 다른 쇼핑몰 대비 가장 높은 바스켓 구매액을 보이고 있다. 참고로, 전체 이커머스 소비재(FMCG) 시장에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의 구매액 점유율은 11%에 이른다. 이커머스 후발 주자임을 고려했을 때,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를 활용한 혁신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커머스에서 금융,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AI 플랫폼에서 살아남기 위한 브랜드 제조사와 유통업체의 대응 방안을 살펴 보겠다.

AI 플랫폼 기반한 브랜드 마케팅 전략 필요    

AI 활용은 개인 상품 추천 고도화와 음성 커머스(Voice Commerce)로 확대중이다. 국내는 초기 단계이지만,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매년 7월 아마존의 쇼핑 페스티벌인 프라임 데이에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아마존 에코와 같은 AI 스마트 기기이다. 현재 미국에만 7400만명의 사용자가 있고, 이 중3100만명이 생필품 구매나, 배달 음식 주문과 같은 커머스 기능을 주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제품 검색이나 추천 요청과 같은 적극적 구매 행동이 늘어나고 있다. 18세에서 34세 이하의 밀레니얼 세대로 갈수록 이런 패턴이 높게 나타난다.  

그래서 AI 플랫폼은 단순히 이커머스의 구매 행태를 변화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소비자와 브랜드의 관계를 변화 시키고 있다. 집안에서부터 자동차 안, 쇼핑몰, 길거리에 이르는 모든 공간에서 소비자는 끊김없이 AI 플랫폼과 소통하게 되고, 어느새 의지하게 된다. AI는 개인 비서가 되어 쇼핑, 금융을 비롯한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개입하여 잘못된 선택에 대한 손실 비용과 시간을 줄여주고, 상품 추천이나 소비 최적화 제시로 예상치 못한 편의성까지 제공한다. 고도화된 알고리즘이 소비자들의 취향을 학습하여 높은 신뢰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그동안 좋아했던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AI 비서가 추천해 주는 브랜드에 익숙해지고 있다. 예컨대,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Alexa)는 통상 소비자의 추천 요청에 2~3가지 상품을 제안한다. 구매 후기가 좋고 잘 팔리는 상품, 광고 상품 그리고 아마존 자체 브랜드 상품이다. 즉 브랜드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 추천 상품에 포함되지 못하면, 소비자 접점에 다가가지 어려워진다. 결국 소비자가 가졌던 브랜드 충성도가 AI 플랫폼의 충성도로 이전되고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를 가진 제조사는 어떤 마케팅 전략으로 대응 할 것인가? 먼저 AI 플랫폼의 신뢰도를 활용하여, 그에 맞는 히어로 아이템(Hero Item) 개발 및 재배치가 필요하다.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온라인 매대에 펼쳐진 수많은 제품을 비교하는데 시간을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가성비 좋은 추천 상품, 구매 후기 좋은 상품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각 플랫폼 특징과 추천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선택 및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다양한 제품 라인을 갖춘 브랜드 입장에서는 SKU를 재정비 또는 압축해서 추천 알고리즘에 포함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두번째로, AI 플랫폼 밖에서 소비자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AI플랫폼 신뢰도가 높아질수록 쇼핑 행태는 양극화 된다. 생필품이나 기호 상품은 AI를 통해 빠르고 편한 수동적 구매 패턴을, 관여도 높은 상품에는 다양한 체험을 수반한 적극적 구매 패턴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AI 플랫폼 중심의 디지털 광고 매체에만 집중하기 보다, 전통적인 매체(옥외 광고, 매장 판촉 및 시연 등)를 활용한 팝업 매장이나 플래그쉽 매장 개발이 중요해졌다. 특히 짧은 기간에 강렬한 이미지 각인이 되어 효율이 높은 팝업 매장은 체험 놀이터로 진화하면서 이커머스와도 상호 보완이 되어, 소비자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다.  

AI 플랫폼 시대에 대응하는 유통업체 운영 전략

AI 플랫폼의 가치는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선택 받은 소수의 대형업체 중심으로 커지게 된다. 물론 우버나 트립닷컴과 같은 카테고리 특화 플랫폼 일부가 공존해나가며 어느 정도 균형은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플랫폼을 주도하거나, 파트너쉽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AI 플랫폼은 소비자 신뢰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이는 정확도(Accuracy)와 개인 정보 보호(Privacy)로 압축 된다. 더 많고 다양한 소비자 데이터를 모아야 추천 상품의 정확도가 올라가고 소비자 만족도도 높아진다. 동시에 더 많은 소비자 데이터로 인해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지기에 소비자 개인 스스로 AI의 정보 활용을 선택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카테고리 운영 측면에서는 신선식품/간편식과 같은 일상 소비재가 더욱 중요해진다. 글로벌 소비자의 AI 스마트 디바이스(예: 스마트 스피커) 통한 구매 결과를 보면 구매 주기 짧은 상품과 서비스 일수록 사용자 수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AI 플랫폼에 대한 준비나 대응이 어려운 유통업체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역설적으로 AI 의 성장으로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은 더욱 부각될 수 있다. 특정 분야 큐레이션 커머스나 재미를 강조한 체험 중심 매장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문가가 상주해 대체 육류와 레시피를 제안하는 채식 전용 정육점,  핫딜 제품을 싣고 도시 소비자를 찾아가는 트레져 트럭, 레스토랑 속 의류 매장의 콜라보레이션 등 유통의 전통적인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실험들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소비자 충성도 약화 (Consumer Disloyalty) 의 시대

AI 플랫폼이 주도하는 유통 환경은 이처럼 소비자들에게는 보다 나은 쇼핑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지만, 제조사나 유통사에게는 브랜드 충성도 약화 (Consumer Disloyalty)라는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파편화되는 유통 채널과 빈번한 채널 스위칭, 이커머스로 인해 낮아지는 유통 진입 장벽, 상품 퀄리티의 상향 평준화 등이 맞물려 이를 가속화 하고 있다. 최근 닐슨 글로벌 100개국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이미 42%의 소비자는 항상 새로운 브랜드를 시도하고 있고, 8%만이 원래 쓰던 브랜드를 애용한다. 국가별 편차도 큰데,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평균 대비 높은 47%를 보이고 있다. 다음 호에서는 브랜드 로열티 하락 현상을 살펴 보고,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대응 방향을 살펴 보겠다.